저자 엔리코 모레티
엔리코 모레티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경제학 교수로서 노동 경제학 분야의 마이클 피비·도널드 바이얼 경력 개발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국제성장센터(런던 경제대학원과 옥스퍼드대학교)의 사회 기반 시설·도시화 프로그램 책임자이며, 미국 경제조사국(케임브리지) 연구위원, 경제정책연구센터(런던) 연구위원, 노동연구원(본) 연구위원을 겸하고 있다. 2008년 경제학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업적을 낸 이탈리아 출신의 40세 미만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카를로 알베르티 메달을 받았고, 풀브라이트 장학금, 독일 노동연구소 올해의 젊은 노동 경제학자상을 비롯한 국제적인 상을 여럿 수상했다.
직업의 지리학
세계의 경제 지도가 바뀌고,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지난 반세기에 걸쳐 미국 경제는 물리적 제품 생산 중심에서 혁신과 지식 생산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고 있고, 전례 없이 일자리, 인구, 부의 재분배가 일어나고 있다. 기술 변화와 세계화는 교육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교육받은 근로자들을 더 선호하고, '거리의 종말'과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당신이 누구인가 보다 어디에 사는가가 삶의 모든 측면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다.라고 밝히고 있다.
제조업의 흥망
1970년대 독일 근로자 중 약 40퍼센트가 제조업에 고용되었으나 2010년에는 21퍼센트로 급격히 하락했고 한국은 독일, 미국, 영국보다 가파르게 하락했다. 원인은 인구 감소와 암울한 경제 전망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터, 데이비드 돈, 고든 헨슨의 연구에 의하면 “對中 수입의 영향은 당신이 어디에 사느냐에 크게 달려 있다.”라고 했다.
노동시장의 공동화
제조업의 블루칼라 근로자수는 1978년 이래 급속도로 줄어든 반면 제조업의 기술자는 두 배로 늘어났다. 전반적으로 미국 노동시장 전체의 취업 기회는 고숙련 고임금 일자리와 저 숙련 저 임금 일자리에 집중되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노동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토는 "노동시장이 그 중간을 상실해 가고 있다."라고 한다.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창조되는 작업장들은 여전히 인간의 노동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전통적 제품이 만들어지는 작업장들은 대체로 로봇에 의해 가동된다. 혁신 부문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로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 마크 주커버그는 “자신의 역할에서 특출한 사람은 꽤 잘하는 어떤 사람보다 단지 약간 나은 것이 아니다. 100배 낫다.”라고 했다.
거대한 분리의 물결
1. 도시 이야기
시애틀은 30년 전과 같은 도시가 아니다. 방치되었던 창고 건물들이 재건되어 작은 신생 기업 수십 곳의 보금자리로 변했고, 멋진 건물들이 신축되어 더 큰 기업들의 사무용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대표적인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1975년 뉴 멕시코 주 앨버커키에서 창립했으나 1979년 1월 시애틀로 이사했다. 빌게이츠와 공동 창업자 알렌은 시애틀 출신이라는 이유였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옮긴 이후 2000년에는 첨단 기술 부문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높지 않은 학력을 가진 서비스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12만 개 창출했고,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일자리수는 8만 개를 만들어서 혁신이 지역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2. 미국의 중심지는?
특허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주는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워싱턴이다. 캘리포니아가 가장 크며, 뉴욕이 두 번째이며 이 두 개 주가 미국 전체 특허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실리콘밸리가 세계 제일의 혁신 중심지로 자리를 지키는 것은 아이디어와 재능을 끌어오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3. 봉급은 거주지에 좌우된다.
첨단기술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의 컴퓨터 과학자들이 미국에서 봉급을 가장 많이 받는다. 첨단기술로 소득이 많은 도시는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보스턴, 워싱턴 D.C, 샌디에이고이며 관광수입이 좋은 곳은 라스베이거스, 올랜도, 웨스트 팜비치이다. 대졸 주민의 수효가 많을수록 지역 경제는 엄청나게 변화하며, 일자리 종류와 근로자의 생산성까지 영향을 미친다. 대학교육을 많이 받은 주민이 사는 도시는 혁신 수준이 매우 높고 경제가 활발하며 봉급이 높은 경향이 있다. 미국의 임금 격차가 사회적 계급 못지않게 지리와도 관계가 있다. 1988년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루카스는 “부국들과 빈국들 사이의 차이는 지식 전파의 역할이 매우 지대하다.”라고 하였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을 가까이에 두고 있으면 금전적 이득과 인적 자본의 외부효과가 나타난다.
보스턴은 도시의 대졸 근로자 비율은 1980년에 비해 23% 증가했고, 수준이 3분의 2 이상 크게 뛰었다. 스탬퍼드는 모든 다른 도시들을 제치고 대졸 근로자 비율을 두 배 늘렸다. 기술적 변화와 세계화는 사회경제적 지위뿐만 아니라 지리적 요소가 크다.
4. 교육과 소득은 비례한다.
교육과 소득은 오래 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생활방식, 건강, 장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당신이 어디 사느냐가 당신이 얼마나 오래 사느냐와 관련이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교육 수준이 정치 참여에 영향을 미친다. 교육을 많이 받은 시민들은 언론의 정치 참여와 이해하고, 이슈들에 대해 토론하고, 정치적 집단과 어울리며, 공동체에서도 적극적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인구 대비 자선단체가 가장 많은 도시는 두뇌중심지(스탬퍼드, 보스턴, 더햄-롤리, 워싱턴 D.C., 뉴욕)이다.
끌어당기는 힘
경제학자들이 뭉침의 힘이라고 부르는 세 가지는 층이 두툼한 노동시장, 전문적 서비스 제공자들의 존재, 지식 전파이다. 신세대는 대도시에 대규모로 정착하고 있고 갈수록 교육받은 전문직 종사자들은 다른 전문직 종사자들과 결혼하려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교육 수준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폴 크루먼은 “지식의 흐름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측정하고 추적할 수 있는 어떤 문서상 행적도 남기지 않고 이론가가 지식 흐름에 대해 멋대로 어떤 것을 상정하더라도 그것을 막을 수 없다.”라고 했다. 지식은 상당한 정도의 ‘고향 편향’에 지배된다는 사실이다.
이동성과 생활비의 불평등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곳을 향해 가고 있다. 그들의 언어, 종교, 관습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대졸자들이 가장 이동성이 높으며, 그다음은 전문대, 고졸자, 고등학교 중퇴자 순이다. 대졸자의 절반 가량은 서른 살 이전에 그들이 태어난 주를 벗어나고, 고졸자의 27%와 고등학교 중퇴자들의 17%만이 같은 행동을 한다. 이동성이 적은 저학력 근로자들이 실업에 처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고임금, 고학력 근로자들과 저임금, 저학력 근로자들 사이의 격차는 도시들 간의 지리적 격차와 연관이 있다. 대졸자 일자리는 생활비가 많아 드는 대도시 지역들에 집중되고 있고, 고졸자 일자리는 생활비가 적게 드는 미국 중심부 도시들에 집중되어 있다.
1. 주택 고급화와 그 불만
주택 고급화는 경제적 성공과 일자리 성장의 표상이면서 심각한 사회적 영향을 미친다. 경제 성장의 과정을 현명한 방식으로 관리하고, 가장 취약한 주민들에게 미칠만한 부정적 결과를 극소화하며, 모두를 위한 경제적 편익을 극대화하는데 길이 있다.
빈곤의 덫과 매력적인 도시들
우리는 급속히 격차가 벌어지는 세계에 살고 있다. 번성하는 산업들은 일부 도시들에 몰리는 경향이 있고 이들 도시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높은 봉급을 받는 반면, 그렇지 않은 다른 도시들은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
오늘날 민간 생명공학 기업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지역은 보스턴-케임브리지 지역, 샌프란시스코 만안 지역, 샌디에이고를 들 수 있다. 주커와 다비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모험자본 기업들과의 근접성, 우수 대학들의 존재, 정부자금 지원의 효과보다 스타 학자들이 훨씬 중요하다."라고 한다. 스타학자들은 생명공학 신생 기업들이 언제 어디서 등장하고, 성공하며, 사라지는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첨단기술과 형성 단계에서의 성공은 비전을 지니고 획기적 기술에 통달한 소수의 비범한 과학자들에게 찾아든다.
실리콘밸리와 시애틀이 오늘날 최고의 실력을 갖춘 중국인 및 인도인 기술자들을 유치하는 것과 할리우드의 재능 있는 이민자들을 끌어당기는 자석이 되었고 할리우드의 이민자 대부분은 유럽인이며 그중 많은 사람이 유대인이다. 오늘날 우리는 로스엔젤레스 하면 영화를, 뉴욕 하면 금융을, 실리콘밸리 하면 컴퓨터를, 시애틀 하면 소프트웨어를, 롤리-더햄 지역이라 하면 의학 연구를 떠올리게 한다.
모든 도시가 나름의 MIT를 갖고 싶어 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학기술 대학 주변에서 번창한 놀라운 혁신 중심지를 재창조하기 위해 도시 계획자들, 시청 간부들, 지역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머리를 짜내고 있다. 그러므로 연구 대학과의 근접성은 중요하지만, 그것 하나만으로 지속 가능한 혁신적 기업들의 단지를 형성하기는 아직 부족하다.
새로운 인적 자본
1. 연구의 사회적 수익
세계화와 기술 변화로 인해 새로운 상업적 지식의 창조는 엄청난 수익 증대를 불러온다. 투자 수익이 늘면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 견해이다. 미국 경제의 첫 번째는 연구에 대한 공공과 민간의 투자가 충분하지 않아서 과학과 공학 기술 분야의 학문적 연구, 민간 R&D에 대한 연방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미국은 인적 자원을 충분히 창출하지 않는다.
2. 불평등이 교육에서 비롯되는 이유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게리 베커는 “대학에 진학하는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분석적 능력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학사 학위에 대한 투자는 인플레를 감안한 연간 수익률 15퍼센트 이상, 주식 투자 수익률(7퍼센트), 채권, 금, 부동산 수익률(3퍼센트) 보다 높다.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는 더 높은 수익을 낼 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들보다 가장 안전한 투자에 속한다. 대학교육의 이득은 재정적 수익에 국한되지 않고 건강, 결혼, 삶의 다른 많은 측면들과 사회적 선한 영향을 준다. 소득 수준의 차이가 갈수록 커지는 주요 원인은 지리적 요소가 가장 크다. 인적 자본을 늘리는 방법 중, 하나는 학사학위를 가진 미국인의 수를 늘리기 위해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숙련된 이민자들의 입국을 허용함으로써 인적자원을 국외에서 수입하는 것이다.
3. 소수민족 발명가들
외국 태생 대졸자 수가 1퍼센트 증가하면 인구 대비 특허가 9-18퍼센트 증가한다. 원인은 고숙련 이민자들이 토착민들보다 혁신에 더 많이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점과 교육 수준이 높은 이민자들은 지역의 인적 자본을 늘림으로써 역동적인 혁신 중심지들을 발전시키고 지식 전파를 확산시키는데 필요한 임계 질량을 州들이 획득하도록 돕는다. 고숙련 이민자들은 저 숙련 미국인들과 직접 경쟁하지 않고, 기업들은 고숙련 이민자들의 유입에 대해 투자 증대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며, 숙련 이민자들은 지역 수준에서 중요한 지식 전파를 발생시킨다. 이스라엘 기업인 야니브 벤사돈은 “인터넷을 통해 어디서든 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사람이 하는 일이다.”라고 하였다.
독서 후기(두 번 책을 읽고)
세계는 마하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혁신과 지식의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일자리와 부의 재분배가 일어나고 있으며 교육에 대한 투자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투자이다. 지식과 기술이 많아지면 부는 폭발적으로 커지고 어디에서 사는가는 인간관계, 건강, 미래 지향적인 사고 등 사회적인 좋은 영향력을 미치므로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빈스 롬바르디는 "한 사람의 삶의 질은 최고를 지향하는 노력의 깊이에 달려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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