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송 시대 5대에 걸쳐 유명한 장서가 집안에서 태어나서 책을 읽었던 역사학자이자 시인 육유(陸游, 1125 - 1210)는 책사랑에 대한 시에서 "인생의 100가지 병은 고칠 때가 있으나, 오직 책에 빠진 병은 고칠 수가 없다."라고 헸고, 청나라 건륭 시대의 장서가 오건(吳騫, 1733-1813)은 5만 권의 장서를 수장한 장서가 집안에서 태어나 책에 대한 헌사에서 "추위에 옷이 없어도 견딜 수 있고 배고파도 먹지 않고 견딜 수 있으나 책이 없으면 하루라도 지낼 수 없네."라고 하였다.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의식주만큼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세계서점기행 3부에서는 중국의 서점에 대해서 살펴본다. 완성서원/萬聖書園(중국, 베이징), 싼롄타오펀서점(중국, 베이징), 단상공간/單向空間(중국, 베이징), 지평서원/季風書園 (중국, 상하이), 중 수거/鍾書閣 (중국, 상하이), 센펑서점/先鋒書店 (중국, 난징), 주상쥐/舊香居(타이완, 타이베이)
완성서원 (중국, 베이징)
1993년 베이징의 청푸루, 베이징대학과 칭화대학 부근에 문을 연 완성서원은 중국 지성인과 중국 출판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서점이며, 세 지식인이 창립한 인문서점이다. 완성서원은 All Sages Books라는 영문 이름으로 '현인들이 쓴 모든 책'이라 표기한다. 창립자 류수리는 '중국하오수방'의 서평위원이자 '올해의 책 10권' 선정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평가'이다. 660제곱미터의 공간에 8만여 종의 25만 권의 책을 소유하고 있으며 3분의 1이 카페공간인 '성객카페'이다. 중국에서의 출판은 모두 허가받아야 한다. 창립자 류수리가 하는 일은 첫째, 서점운영, 둘째, 정치·사회에 대한 비판적 발언과 글쓰기, 셋째, 중국과 주변 국가와 관계 연구하기, 넷째, 탄압받거나 감옥 가는 '자유주의자들' 뒷바라지 등이다. 완성서원은 문화와 사상도 함께 팔고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의견과 문화현상을 비판하고 있다.
싼롄타오펀서점(중국, 베이징)
싼롄타오펀서점은 1996년 8월에 설립하여 1년에 2,000여 종의 책을 출판하고 본점은 4만 종의 책을 소유하고 있다. 본점은 2014년 4월 8일 '24시간 개점' 발표 후 매출이 68퍼센트 증가하였다. 한 달에 200만 위안 정도 판매가 되고 주말에는 공개강좌와 저자와 대화를 개최하고 있다. 본점은 중국 정부에서 100만 위안의 지원을 받고, 분점은 2015년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에 '24시간 서점'을 칭화대학 경내의 칭화동방과학기술광장 D동에서 문을 열고 2016년 600만 위안, 베이징 시에서 200만 위안 지원을 받았다. 싼롄타오펀서점은 중국의 지식인과 독서인들에게 가장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으며 '중국 지식 분자의 정신의 집'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베이징대학 부총장을 역임한 세계적인 학자 지셴린(1911-2009) 은 「내 마음속의 싼롄」의 글에서 싼롄서점에 대한 유명한 글을 기록하고 있다.
단상공간/單向空間 (중국, 베이징)
2006년 중국사회과학원 숙소에 문을 열고 오늘날 중국인의 젊은이들에게 가장 주목받고 사랑받는 단상공원의 철학은 "우리는 세계를 읽는다."라고 하였고, 2014년에 '단상제'에서 '단상공간'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단상공원의 목표는 '다원적·개방적 교류의 대화'이다. 광고를 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주요 고객은 화이트칼라와 대학생들이다. 서점은 강연회와 저자 사인회, 시 낭독회와 음악회가 열리고, 연극 공연과 다큐 영화를 상영한다.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모옌과 2006년 베니스영화제 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자장커가 초대되기도 하였다. 대표인 쉬즈위안은 정치적인 이슈로 젊은 지성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작가로 "책들이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독서가 중국 사회를 새롭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지평서원/季風書園 (중국, 상하이)
1997년에 지하철 10호선 상하이도서관역에 문을 연 지평서원은 수준 높은 상하이 지식인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지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상하이의 문화적 랜드마크이다. 창립자 옌보페이는 '독립된 문화적 입장과 자유로운 사상의 표현'을 서점 철학으로 삼고 "책의 선택과 진열이 지평서원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하였다. 지평서원은 세계의 고전과 중국인과 중국 사회에서 요구하는 문제의 작품들만 비치하고 작가·학자·지식인들은 대단한 명성을 갖고 있는 분들만 초대를 한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전성기였으나 임대료 상승과 인터넷 상거래 할인가격의 영향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다가 2013년에는 본점까지 폐업을 했으나 새로운 경영자 위먀오가 자본과 경영에 직접 나서서 2013년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새로운 지평'이 지하철 10호선 상하이 도서관역에서 문을 열었다. 위먀오의 경영 철학은 이벤트 공간과 카페, 문화활동을 확대하고 5만여 권의 책을 비치하고 하루에 300권 정도 판매되고 있다. 텐 위안은 「서점의 미학」 책에서 "지평서원은 품위를 잃지 않고 정교한 형태를 보인다"라고 하였고, 홍콩의 역사학자인 웨이칭 스는 「지평서원은 우리들의 정신의 화원」이다라고 했다.
중 수거/鍾書閣 (중국, 상하이)
1995년에 상하이 쑹장 템즈타운 중심가에 자리 잡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수거는 2013년에 건축과 디자인은 위팅의 작품으로 책과 사람들을 태우고 바다를 항해하는 서점을 생각하면서 설계한 책의 유토피아다. 상하이 국제 실내 설계 전에서 금상을 수상하였으며 2만여 종 10만 권의 책을 비치하고 있다. 2층 건물의 인과 밖, 찬장과 바닥, 모든 벽이 문자와 책으로 꾸며졌고 갈색벽돌의 바깥 벽은 문호들의 시편과 잠언을 새긴 유리판으로 꾸며졌으며 세계 각국의 문자들로 장식되었다. 1층의 주제는 '속세의 책 읽기"이고 1층 회랑 왼쪽에는 중국의 전통 숫자놀이 '구궁격'을 빌어서 설계했다. 서재마다 책의 주제를 설명하는 목각 현판이 걸려 있다. '박고통금'에는 중국의 고전 문학을 , '국학정수'에는 「노자」, 「장자」 등 중국 고전 사상의 책이 있고, '격물 치기'에는 철학·종교서적을, '종횡 천하'에는 법률·군사·정세에 관한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회랑 가운데는 카페 공간이 있고 1층 한 공간은 아이들의 책들의 놀이터로 꾸며져 있고,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지혜와 지식의 유토피아이며, 2층의 주제는 '천당의 책 읽기', 2층의 한 공간은 예술 도서들을 위한 서가이다. 천장은 별이 빛나고 2층 가운데 방은 순백이다. 평일에는 1,000여 명, 주말에는 5,000명에서 10,000이 방문하는 문화관광코스이다.
센펑서점/先鋒書店(중국, 난징)
센펑서점은 1996년 11월 17제곱미터의 조그마한 서점으로 시작하여 2004년 9월 18일에 연 3,700제곱미터의 우타이산 본점을 문을 여는 날은 10만 명이 방문했다. 2009년에는 CNN이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보도했고, 2014년 BBC가 '세계의 아름다운 서점'으로 선정했으며, 난징 시민들은 2006년 '고도 난징의 12대 문화 명소'로 꼽았다. 창립자 첸샤오화는 "책은 내 삶의 전부이고 나는 책의 포로이다."라고 하였으며 위대한 사상가들의 평전 읽기를 좋아한다. 서점 내부에는 그가 유럽, 미국, 타이완, 홍콩의 200군데 서점을 방문하고 찍은 서점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인문·예술·사회 관련 책을 주로 취급하고 2014년 10개 서점에서 2,000만 위안(56억 원) 정도 책을 팔았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일주일에 3,4회 진행하고 서점의 중앙은 독자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주상쥐/舊香居(타이완, 타이베이)
1972년에 타이베이 룽취안제 81호에 위치해 있는 고서점 주상쥐는 1층은 200제곱미터, 지하는 100제곱미터의 작은 서점으로 문을 열었고 책, 서찰·서예·그림·엽서·사진·지도 등 종이가 오래된 것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 있는 것들로 비치되어 있다. 운영자 우야후이는 파리에 유학하면서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 자주 드나들면서 책의 세계를 경험하고 서점을 경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책과 놀며 자랐다. 주상쥐는 위유런의 서찰 500점과 사진작가 랑징산의 사진 200점을 갖고 있다. 중국 근현대사의 문화전의 특별기획전을 열고 홍콩·대륙과 2015년에 광저우에 초청을 받고, 대륙에서 열리는 책 경매시장에도 참석하고 있다. 특별기획전에 대한 강연회와 지식인, 작가들의 강연회, 신간 출시 행사도 개최하고 출판기념회와 고서의 밤도 연다. 중국학을 연구하거나 중국에 관심 있는 지식인, 학자, 예술인들이 자주 찾는 주상쥐는 30만 권의 고서를 비치하고 있다. 발터 베냐민은 "진정한 수집가가 오래된 한 권의 책을 손에 쥔다는 것은 그 책이 다시 태어나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세계서점기행 3부를 마무리하며
독일의 극작가이자 철학자 마르틴 발저의 "우리는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라는 깊은 의미를 되새기며 많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서 내가 누구인지 존재감을 인식하고 미래를 찾는 지혜로운 인생을 살기를 바라며, 하루에 3시간, 10년을 거듭하여 만시간의 법칙을 통해서 내가 다시 태어나는 새로운 인생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책에서 길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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